[인터뷰] 임미숙 박영재 열사 추모사업회 집행위원장

▲ 임미숙 박영재 열사 추모사업회 집행위원장. ⓒ뉴스Q 장명구 기자

‘진실한 당원 참 노동자 박영재 열사 추모사업회(회장 안동섭)’는 오는 5월 12일부터 6월 23일까지를 ‘박영재 열사 7주기 추모기간’으로 선정했다.

5월 12일 수원역에서 옛 통합진보당 당사까지 ‘박영재 열사와 함께 걷다’ 행사를 시작으로 6월 23일 추모제까지 여러 추모 행사를 진행한다.

9일 오전 민중당 경기도당 사무실에서 박영재 열사 추모사업회 임미숙 집행위원장을 만나 박영재 열사 7주기 추모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영재 열사는 2005년 민주노동당에 입당했다. 수원비정규노동센터 소장, 통합진보당 서수원분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

통합진보당 부정경선사태 관련해 당원들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을 요구, 통합의 정신으로 돌아와 달라 외치며 2012년 5월 14일 서울 대방동 통합진보당 당사 앞에서 분신했다. 결국 39일만인 6월 22일 운명했다. 6월 24일 통합진보당 당원장으로 장례가 치러졌다. 마석마란공원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안장됐다.

4년이 지난 2016년 5월 24일 제25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행사위원회가 결성됐다. 이날 대표자회의에서 박영재 당원을 민족민주열사로 추서했다.

- 생전 열사와는 어떤 관계였나?

동지 관계다. 제가 통합진보당 수원시위원회 위원장으로 출마할 때 박영재 열사가 부위원장으로 같이 출마했다. 부위원장을 하면서 노동위원장도 같이 했다.

박영재 열사는 2005년에 민주노동당에 가입했으니 통합진보당까지 7년 정도 당생활을 한 셈이다.

2012년 통합진보당 비례경선 관련해 당이 분열되면서 그것에 문제 제기를 했다. 심상정, 유시민에게 통합정신으로 돌아오라고 하며 분신한 것이다.

- 박영재 열사가 돌아가시고 4년이 지나서야 열사로 추서가 됐다.

박영재 열사의 죽음은 단순히 통합진보당 비례경선 사태에서 기인한 것은 아니다.

분신의 의미는 자주 민주 통일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통합진보당의 분열을 극복하고 진보정당을 지키려고 한 데에 있다. 노동자 민중의 집권을 위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진보정당을 지키려고 한 것이다.

그런 박영재 열사의 죽음의 의미에서 민족민주열사로 추서된 것이다.

- 7주기를 맞아 추모기간을 선정했다. 어떤 사업들을 벌이나?

추모기간은 5월 12일부터 6월 23일까지이다.

2012년 5월 12일이 죽음의 계기가 됐던 통합진보당 중앙위가 있었던 날이다. 동시에 박영재 열사가 폭도로 매도된 날이기도 하다. 분신 후 6월 22일 돌아가셨다.

추모기간을 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매년 추모제만 했다. 남아있는 사람들이 중앙위 사태를 복귀하는 것, 통합진보당 비례경선 사태를 돌아보는 것 자체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 역사를 다시 되짚어볼 때가 됐다. 왜 통합진보당 비례경선 사태가 벌어졌는지, 박영재 열사의 죽음의 의미는 무엇인지 되짚어보아야 한다.

5월 12일 ‘박영재 열사와 함께 걷다’ 행사를 진행한다. 굉장히 어렵게 잡은 행사이다. 박영재 열사가 갔던 수원역에서 통합진보당 당사까지 지금의 우리가 같이 걸으며, 박영재 열사와 마음을 같이 하려는 것이다.

아마 심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서 아직도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아픔을 마주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겨나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7주기 추모는 박영재 열사와 함께 다시 서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6월 23일 마석모란공원에서 박영재 열사 7주기 추모제가 열린다.

이번에는 7주기 추모제 슬로건도 전국적으로 공모하고 있다. 1주기 추모문집 읽기운동도 벌인다. SNS에 추모글 올리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박영재 열사 7주기 추모위원으로 가입해 주시길 바란다.

- ‘박영재 열사와 함께 걷다’ 행사의 의미가 남다른 듯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박영재 열사와 함께 걸으며 열사의 진보정당에 대한 마음을, 진보정당을 지키고자 했던 마음을 되새겨보자는 것이다.

박영재 열사의 죽음은 끝난 게 아니다. 그 죽음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석기 내란음모사건이 터졌고 통합진보당은 강제해산 됐다. 이석기 의원은 6년이 넘게 여전히 감옥에 있다.

통합진보당이 해산되고 나서 당을 다시 세우는 과정도 어렵다. 새로운 세상을 얘기하면 종북으로 몰리고 있다. 계속 배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되게 힘들다. 그것을 박영재 열사의 정신을 되새기면서 한발 한발 나아가자는 것이다. 함께 걸으면서 힘도 받고 다시 출발하자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 말씀하셨듯이 아직도 통합진보당 명예 회복이 안 되고 있다.

그렇다.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한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들이 지위확인 소송 중이다. 이석기 내란음모사건은 재심을 위해 법률 검토 중이다. 이석기 의원을 8.15 특사로 석방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런 것들이 다 통합진보당 명예회복과 맞물리는 것들이다.

이석기 의원이 석방되면 진보정당의 새로운 모색의 길이 열리지 않겠는가? 지금은 이석기 의원이 6년 넘게 감옥에 있는 것이 잘못됐다고 얘기해도 여론을 만들어나가기 어려운 조건이다. 여전히 고립돼 있는 상황이다. 여전히 종북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그래서 이석기 의원 석방이 중요하다.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은 이석기 의원 혼자가 아니라 진보정치세력 전체가 다 갇혀 있는 것이다.

통합진보당 명예회복 과정이 새로운 진보정당의 출발선이 될 것이다.

- 그런 의미에서 무엇보다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할 듯하다.

이석기 의원 석방이나 통합진보당 명예회복을 위해서도 여론 조성을 잘해야 한다. 그런 만큼 박영재 열사를 잘 알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추모사업회에서는 7주기를 맞아 ‘박영재 열사 평전’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번에 7주기 추모기간을 준비하면서 충격을 받은 일이 있다.

2012년 5월 12일 통합진보당 비례경선 사태와 2013년 5월 12일 이석기 의원 마리수타 수도원 강연회 날짜가 똑같은 날짜라는 것이다.

2012년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폭도로 내몰리고 2013년 이석기 의원이 내란범으로 내몰린 사건이 기막히게도 정확히 같은 날에 벌어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 아픈 과거인데다 지금까지 진행되는 것이기에 되돌아보기가 참 어려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7주기 추모기간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제는 마주대하고 새로운 역사를 써야 한다.

지금 어려운 시기라고 하는데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진보정당을 목숨 걸고 지키려했던 박영재 열사 정신으로 민중당을 다시 세웠다.

박영재 열사 정신으로 다시 첫걸음을 떼자.

▲ 박영재 열사 영정. ⓒ뉴스Q 자료사진
▲ 박영재 열사 영정(맨 아래 왼쪽 첫 번째). ⓒ뉴스Q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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