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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탄동 촛불, 세월호를 기억하는 꺼지지 않는 빛이 되길 바라요”

[탐방 인터뷰-3] 매탄동 촛불지기 서지연 씨

기사승인 2020.02.22  15: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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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를 보고 있는 세월호 매탄동 촛불지기 서지연 씨. ⓒ뉴스Q 장명구 기자

이 사람이 없으면 매달 16일 저녁 8시 영통구청 옆 중심상가 미관광장에서 어김없이 열리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을 시작할 수 없다. 세월호 매탄동 촛불지기, 촛불 사회자 서지연 씨를 만났다. 16일 저녁 영통구 매여울 사랑방에서.

- 기억나시나요? 처음에 어떻게 촛불을 들게 됐는지.

2014년 4월 22일 처음 동네촛불을 들었어요. 그때 꽤 많은 30여 명 넘는 주민들이 모였어요. 울음이 나올 거 같고 뭘 어찌해야 할지 몰라 사람들 모아놓고 촛불만 켜고 그저 멍하니 시간을 보냈어요. 이틀 동안 그러고 나니 사람들도 떨어져나가더라고요.

한 달 넘게 매일 혼자하다시피 버티다가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주로 낮에 받기 시작하면서 동네 저녁 촛불은 중단했었어요.

그리고 2015년 말 문득 칠보촛불처럼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동네에서 꾸준히 촛불을 드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16일 저녁에 무조건 나갔어요.

처음엔 장비도 없었고 사람도 없어서 나 혼자라도 하자 결심했는데 점점 사람도 늘고 장비도 하나씩 갖춰져서 2016년 10월경부터 지금처럼 미관광장에서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전엔 새날사거리에서 피켓팅, 서명운동 중심으로 했었고요.

- 처음부터 사회를 봤나요? 사회를 보게 된 계기는?

뭐 특별히 주최자가 없었으니 자연스럽게 사회는 제가 맡게 되었어요. 그런데 올해는 좀 바꿔보았으면 해요.

- 매달 촛불을 시작하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시나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되고 유가족이 이제 그만해도 되겠다 할 때까지 끝까지 해보자 시작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일상이 된 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처음엔 노란리본도 신경 써서 바꿔 달지 않으면 잊어버리곤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노란리본이 없으면 허전해요.

세월호는 이제 저의 일부가 된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그런지 늘 마음 한구석이 특별한 일이 없어도 아파요. 저도 이런데 유가족은 어떨까 생각도 들고요.

   
▲ ‘세월호를 기억하는 수원 매탄동 촛불’ 첫 포스터. ⓒ서지연

- 지난 6년 동안 이어온 힘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함께 마음을 모으는 사람들 덕분이죠. 남편 조익현 님을 비롯해서 2015년 말부터 함께해 준 백성일 님, 윤주환 님.... 그 외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진심을 다해 자신의 역할을 찾아 함께해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길형준 님, 이진호 님, 김현숙 님, 이영숙 님, 도진욱 님, 이세용 님 등등 지금은 다 헤아리기도 어려워요.

수원416연대 정종훈 대표님과 유주호 집행위원장님도 늘 애써주시고요.

매탄마을신문과 수원의료사협도 물심양면 힘을 보태고 있고요. 모두 감사할 따름이죠.

추가적으로 강봉춘 가족, 특히 매번 좋은 취재기사로 세월호를 다뤄주시고 촛불에 힘을 주시는 장명구 국장님 감사합니다.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몇 가지 소개해 주세요.

근처 초등학교 선생님들께서 아이들과 함께 참여해 주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같은 반 아이들이 오카리나 공연도 하고 직접 쓴 편지도 낭독했었는데 감동적이었어요.

또 세월호 기억물품으로 연필꽂이를 만드는 체험행사를 열기도 했고요.

3주기 때는 안산 가는 노란버스를 동네주민들과 함께 갔던 게 기억에 남아요.

5주기 때는 매탄촛불 가족합창단을 꾸려서 수원문화제 무대에 올랐던 것도 감동이었고요.

얼마 전엔 미관광장 주변 상가에 신년 떡 나눔을 했던 게 의미 있었어요.

또 지나가던 낯선 분들이 발길을 멈추고 함께해 주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기운이 나고요.

- 안 좋은 기억도 있을 거 같아요.

동네라서 시비 거는 분들이 별로 없긴 하지만 가끔 지나가다 큰소리로 ‘세월호 지겹다 그만해라’ 소리 지르고 가시는 분들 볼 때 마음이 아프지요.

- 올해 다짐이나 각오 한 말씀.

올해도 여전히 매월 16일 촛불을 들겠지요. 월초에 사전모임을 한 번씩 하는데 좀 더 고민하고 기획해서 참여하는 분들이 주인이 되는 자리를 만들어보자 함께 다짐했어요.

그리고 수원416연대 회원분들, 각자 동네에서 세월호 활동하시는 풀뿌리 모임들과의 연대를 통해 수원지역 세월호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도록 기여하고 싶어요.

매탄동 촛불이 막 커지기보다 매탄동 주민들 속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꺼질 듯 꺼지지 않는 빛이 되길 바라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진실이 밝혀질 거라 믿어요. 수원, 아니 전국 곳곳 구석구석에서 동네촛불들이 환하게 밝혀졌으면 좋겠어요.

 

장명구 기자 news@newsq.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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