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국민들이 원하는 4.16특별법 제정에 함께해 주십시오” 눈물로 호소

▲ 세월호 가족버스 수원방문 기자회견. ⓒ장명구 기자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이 10일 수원을 방문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천만서명운동을 벌였다.

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와 함께 이날 오전 수원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들과 국민들이 원하는 4.16특별법 제정에 함께 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안산 단원고 2학년 9반 학부모 19명이 참석했다. 세월호 사고로 2학년 9반 22명의 학생들 중 단 2명만이 살아 돌아왔다. 윤경선 수원진보연대 대표, 문명녀 수원여성의 전화 대표, 박진우 수원환경운동센터 대표 등 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도 함께 했다.

▲ 세월호 가족버스 수원방문 기자회견. 안산 단원고 2학년 9반 학부모들. ⓒ장명구 기자

가족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고로부터 벌써 85일째, 벌써 100일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어떻게 배가 가라앉았는지, 왜 구조하지 못했는지 알지 못한다”며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산이라도 옮길 듯이 달려들던 정부와 정치권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아귀처럼 달려들던 언론들도 세월호 취재에 관심이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또한 “여야가 합의해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그들의 법을 믿을 수 없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위한 독립적이고 분명한 권한을 가진 기구가 필요하다. 국민이 참여하고 가족이 참여하는 진상조사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이어 “수원시민 여러분, 진실을 찾는 길에 마음을 모아 달라”며 “오는 19일 서울 청계광장으로 전국 각지에서 가족들을 만났던 시민들이 모이는 세월호 버스를 타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 세월호 가족버스 수원방문 기자회견. 눈물로 호소하고 있는 엄지영 유가족대표. ⓒ장명구 기자

2학년 9반 박예지 엄마인 엄지영 유가족대표는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는 내내 눈물을 글썽였다.

엄 대표는 “아이들이 너무나 보고 싶다. 아이들이 왜 그렇게 됐는지, 왜 아무도 안 구했는지 알고 싶다”며 “2시간이 지나도 안 구했다. 하루 이틀이 지나도 이 나라가 구해 줄까 기다렸다. 3~4일이 지나선 시체라도 데리고 가게 해 달라 했다”고 말했다.

엄 대표는 또한 “아이들 시체라도 꺼내 달라고 울고 불고 했지만 아무도 구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시체가 나올 때마다 시체라도 데려가서 좋겠다, 좋겠다 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엄 대표는 이어 “왜 아이들을 방치하고 구해지 못했는지 우리는 알고 싶다”며 “수사도, 국정조사도, 검찰도 수박 겉핥기다. 특별법을 제정해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더 이상 이런 사고로 우리의 아이들을 잃지 않을 것이다. 서명을 받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 세월호 가족버스 수원방문 기자회견.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만서명운동. ⓒ장명구 기자

앞서 가족들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수원역, 성균관대 역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에도 수원역과 아주대병원을 찾아 서명운동을 할 예정이다. 경기도의회 의원 간담회,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방문, 경기·수원 시민사회단체 간담회, 수원역 촛불문화제 등 수원 곳곳을 누비며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한편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와 세월호 참가 국민대책회의는 지난 2일부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전국 순회버스로 전국을 돌며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만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는 아직도 11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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